우선 인증부터(더 문 한번은 다른사람 끊어줌)
1. 밀수
장점: 빅4중 '여름'에 제일 잘 어울리는 영화고(푸른 바다의 청량한 분위기+시원시원한 스토리 전개+까리한 액션씬), 이 점이 흥행에도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함.
영화의 분위기, 예술, 음악 등의 70년대 느낌을 나름 잘 자아내서 중년층 관객이면 더욱 재밌을 것
단점: '해녀들의 밀수' 영화인데 오히려 해녀 관련 씬이 나오면 분위기가 축축 처지는 감이 있음.
디렉팅의 문제인지 몇몇 배우의 연기가 부자연스러움.
서사적인 긴장감이나 쾌감이 거의 없고, 스토리가 뻔하거나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CG가 어색하고, 음악 삽입 타이밍이 이상함.
수위: 욕 많음, 예상보다 잔인함
개인적인 총평: 기대감 없이 에어컨 바람 쐬며 주변인이랑 같이 보면 무난할 영화. 그외엔 굳이?
2. 더 문
장점: 시각적으로 달이나 우주를 나름 잘 나타냄. CG 하나만 놓고 보면 요즘 마블 영화들 보다도 나은 듯 ㅋㅋ
욕이나 잔인한 장면이 사실상 없어, 모든 연령층이 볼 수 있음.
단점: 서사적으로 좋은 점이 전혀 없음. 등장 인물들이 우주과학 분야 엘리트 들인데 다들 나사가 하나 빠진 것처럼 행동하고,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올 지경인 장면들이 자주 나옴. 설정이 작위적이고 이야기가 진부한 건 말할 것도 없음.
눈물 짜내는 역량도 신과 함께에서보다 퇴화한 느낌.
수위: 무해함
개인적 총평: 주변에 나 이런 것까지 봤다고 썰풀기 좋은 영화.
3. 비공식작전
장점: 빅4중에서 순수 재미로는 가장 체급이 높음. 액션 씬은 할리우드 영화랑은 비교가 안 되겠지만, 작년 <헌트> 수준의 쾌감은 줌.
연기 구멍이 없음. 특히 외국인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자연스럽게 잘 녹아듬(누군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다들 자기네 나라에선 깨나 잘 나가는 배우들인 듯)
모로코 로케라는데, 풍경이 자연스러우면서도 꽤나 아름답게 묘사됨
단점: 서사적으로 딱히 새롭지 않고, 쉽게 예측 가능함. 특히 최근에 <모가디슈>, <교섭>, <협상> 등 비슷한 느낌의 영화들이 꽤 많이 나와서 진부한 느낌. 오글거리는? 감성의 장면이 조금 있음.
주연 배우들에 대해 연기 외적인 불호가 있을 수 있음. 홍보 많이 안 된것도 그점 때문이 아닐까 싶음.
수위: 욕이나 잔인성이 있긴 한데, 밀수보단 약함.
개인적 총평: 5년 전쯤 나왔으면 훨씬 흥행했을듯한 영화. 그래도 낮은 관심도에 비해서는 재밌더라
4. 콘크리트 유토피아
장점: '지진으로 다 무너진 세상'을 잘 담아냄. 지진 CG도 그럴듯하고, 아파트 및 주변 공간의 세트, 인물들의 복장 등이 이질감 없이 현실적으로 느껴짐.
연출이나 촬영 부분에서도 공을 들인 게 보임. 몇몇 장면들에서는 아주 느낌 있음.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성이 다들 매우 강한데, 이를 뒷받침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좋음. 개인적으로 극중 이병헌의 연기가 필모 내에서 역대급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왜 이병헌인가'를 보여주엔 충분했음. 특히 박서준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고, 김선영의 연기도 좋았음.
단점: 순수재미가 없고, 여름 극장가 분위기에 안 맞음. 장르가 장르이니만큼 고구마 같이 답답한 감을 안기는 영화. 액션 씬도 큰 쾌감을 주지는 랂고, 영화 초반부에 코믹한 장면들이 몇몇 있긴 했는데 크게 재밌게 느껴지지도 않았음(적어도 내가 본 상영관에선 타율이 매우 저조했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외에 대중적으로 어필하기는 쉽지 않을 듯함.
영화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입체적인 인간 군상을 담아내는 걸 목표로 하는데, 욕심이 너무 과해서 여러 문제가 생김.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허무하게 퇴장하는 캐릭터도 있고, 영화의 흐름 속에서 관객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캐릭터도 있음.
특히 후반부로 가면 영화의 서사가 강한 캐릭터들한테 휘둘릴 정도여서, 영화를 이끌어가던 힘이 빠지고 흡입력이 약해짐.
수위: 욕, 잔인성 둘다 빅4중 가장 높다고 봄.
개인적인 총평: 만듦새가 빅4중 제일 좋긴 한데 대박 수준은 아니고, 호불호가 갈릴 영화.
5. 맺음말
솔직히 대중성과 작품성 2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한 건 없는 것 같음. 영화계 상황이 워낙 안좋고 태풍까지 오니 밀수 말고는 손익도 못 넘길 듯 하고, 손실도 클 듯해서 아쉬움이 남음.
그래도 빅4 모두 각자의 색채가 강하고, 예산도 많이 쓴 영화들이라 비교하며 보는 재미는 있었음.